see.saw
장혜령 『사랑의 잔상들』
치즈 구름 빵
2019. 5. 19. 21:00
몇 년 후, 이 문단 뒤로도 한참 이어진 나의 속내를 지웠다. 내가 보고 있는 장면을 전달하는 것과, 보고 있는 나를 전달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감지하고 나서였다. 내가 사랑으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것은 내 관심이 체험 자체가 아니라 체험하는 나의 고통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. 좋았던 순간은 늘 너무 짧았다. 그리고 남겨진 것은 거듭되는 복기였다. 같은 장면을, 같은 기억을 떠올리고 또 떠올렸다. 받아들일 수 없는 이별은 이렇게 이해하고자 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