see.saw

기준영 『우리가 통과한 밤』

치즈 구름 빵 2019. 4. 30. 21:00

  "듣기 영 불편하네."

  "알아요. 마고가 할 만한 대사죠. 그래서 제가 마고를 좋아하잖아요. 언니가 나를 왜 끊어내지 못하나 생각해보세요. 그것도 비슷한 이유일걸요."

  "내가 너를 끊어낸다고?"

  "네."

  "내가 너의 뭐를 끊어낸다는 거야? 우리가 어디에 엮여 있는데?"

  "와아, 이제 진짜 화났나보네요."

 나는 그만 전화를 끊으려 했다.

  "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? 정말 그래요?"

 전화기에서 튕겨져나오던 날 선 목소리.

  "뭘 더 알아야 되니, 내가?"

  "당신이 너그러운 체한다는 거요."

 나는 그만 말을 잃고 입을 다물었다. 당신. 너그러운 체.

  "아주 여유로운 체하고 있어요, 가증스럽게도. 난 그런 게 진짜 징글징글하거든요. 원래 그런 애예요, 내가."